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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례 화엄사 답사기
이름: 이충련

등록일: 2013-01-17 21:16
조회수: 805 / 추천수: 111

♤ 華嚴寺 踏査記 ♤

때는 2013년 1월 4일
벗님들은 雲山. 毅菴. 內憲에 雨堂도 한 자리하여
구례 화엄사를 찾았습니다.
짬을 내어 한 번씩
해우하기로 한 것이 그리도 잘 안 되었습니다.
얼굴과 걸음걸이의 외형은 변해도
분필을 휘날리던 쨍쨍 하시던 모습은 그대로였습니다.

맛갈스러운 산골밥을 가죽주머니에 채우고
지리산대화엄사 일주문을 들어섰습니다.
일주문에 용틀림의 돌조각품이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본사를 찾아갑니다.
지난 연말에 내린 눈이 이승이 좋아 가지를 않고
우릴 반기는 데, 날씨는 훈훈하였습니다.
솔밭의 싱그러움. 그 솔바람 타고 내려온 바람이 세속의 번뇌를 씻게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좋은 벗네님과 담소와 걷는 길
정말 속세를 벗어나 신선의 대화를 나누며 걷는 것 같고,
그리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크나큰 지리산화엄사의 액자를 보며
잠시 머뭇거리며 나를 반추해 봤습니다.

일체유심조의 일필휘지에 획점의 흐름을 배웁니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
화엄경(華嚴經)의 중심 사상입니다.
일러 일체의 제법(諸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입니다.
배울려는 마음의 욕심은 크건만 어렵습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불교의 참 진리를 잊었습니다.

코끼리를 타고 있는 분이 문수동자인지 보현동자인지를 잘 몰라
마음 한 구석이 쑥스럽습니다.
짧은 지식이라......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에 들어섰습니다.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하지요.
흔히 인왕상이라 불리는 두 명의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어
인왕문이라고도 한답니다.
사찰로 들어오는 모든 잡신과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눈매만 보더라도 감히 잡신이 넘보지를 못 할 것 같습니다.

世間 일체의 멀고 가까운 모든 고락의 모양과 갖가지 形과 色)을 환히 꿰뚫어 볼 수 있고,
자기와 남의 미래세에 관한 일을 내다볼 수 있는 신통한 능력이랍니다.
다시말해 모든 것을 막힘없이 꿰뚫어 환히 볼 수 있는 불가사의하고 자유 자재한 능력.
一切의 세상 사물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神通力을 가졌답니다.
글의 참 뜻보다 막힘없는 글씨체에 매료되어
한참이나 넋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요즈음 붓을 들고 선긋기를 배우고 있으니까요.

범종루의 자태미에 감탄을 쏟아냅니다.
실줄같이 휙휙 늘어진 곡선미.
아름다운 단청을 더하니 정말 눈낄을 슬금슬금 자주 봅니다.
종소리가 산골을 울려 저의 귀에 들리녀나?
어리석은 중생이 그리 큰 것을 바라니 가만히 있는 종이 울리겠습니까?

각황전 국보67호
화엄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선종대본산(禪宗大本山) 큰절이었는데,
임진왜란 때 완전히 불타버린 것을 인조 때 다시 지었답니다..
‘각황전’이란 이름은 임금(숙종)이 지어 현판을 내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층이지만 큰 통나무로 기둥이 하나입니다.
장관이지요.

천년 묵은 고찰에서 풍겨오는 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화려한 꽃과 함께 하는 계절에도 아름답지만,
벗님과 떨어져 혼자 오롯이 서 있는 겨울풍경이
화엄사의 진면목을 만나게 해줍니다.

엊그제 내린 눈으로
먼 산의 나목에 푸르른 소나무는 겨울풍경의 백미입니다.
나 홀로 외로이 고민과 많은 갈등을 안고 지고 이고했으니
무거운 몸이 여기서는 모두 잠을 재웠습니다.
가벼워 비상이라도 할 것 같았습니다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544)에 인도 스님이신 연기조사께서
대웅상적광전과 해회당을 짓고 화엄사를 창건 후,
백제법왕(599)때는 3천여 명의 스님들이 계시면서
화엄사상을 백제 땅에 꽃피웠답니다.

소나무의 색깔이 예와 오늘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눈위에 푸르름이 소나무의 진가를 나타냅니다.

각황전앞 석등 국보13호
정과 마치로 또닥또닥 저렇게 아름다운 곡선미의 아름다움을 창조한
선조님들의 예술미에 찬사를 보냅니다.

덧겹의 공포가 아름답다 보다
도안 구성에 곡선의 아름다움이
맘을 사로 잡습니다. 단청없이 그대로 보존됨이 더더욱 보기가 좋았습니다.
며칠전 신문기사에 이 각황전을 불태울려다 미수에 끄친 것을 생각하니
불탄 남대문이 오브랩되어 지나가며
그런 사람과 같은 세상에 살고 있음이 서글퍼 집니다.
모두 저의 잘 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분필을 가지고 한 생을 보냈으니
저의가 교육을 잘 못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나이는 알 수 없어도 교육을 담당한 한 사람으로
세상에 잘못을 빕니다.

사사자삼층석탑 국보35호
일명 적멸보궁이라 합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 싸여 있다.
화엄사를 건립한 연기조사가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만든 것이랍니다.
사자에 둘러 싸여 있는 분이 어머니이고,
앞의 탑은 어머니를 공양하는 스님이랍니다.

탑과 탑 사이에 있는 돌은 배례석입니다.
옆에서 보면 세밀한 조각이 감탄사뿐입니다.

효대 주변은 고요했습니다.
동백숲과 소나무과 세상을 조용히 잠들게 했습니다.
좀 전까지 불던 바람도, 바람에 흔들리던 풍경 소리도 이곳에는 없었습니다.
곳곳에 잔설만 하얗게 연기조사를 그리며 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 고요를 위해 이 탑을 다른 전각들로부터 홀로 떨어뜨려 놓은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하얀 돌이 햇빛에 더욱 또렷이 빛이 났습니다.
연기 스님이 이고 있는 석등에 내려앉은 햇살이 유난히 반짝여 따뜻해 보였습니다

네 마리의 사자상이 인상이 다 다르답니다.
다시말해 희로애락이 뚜렷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석탑들을 많이 보았지만
이 탑만큼 아름다운 조각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짧은 저의 생각에
조금 아쉬움은 오래되어 기단이 조금씩 내러 않는 것 같습니다.
돌판이 조금씩 이그러져 있습니다

기단부의 조각들 하나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감탄타 못하여 살짝 기념 한 장합니다.

틈새 내어
또 찾을 것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의 무아지경은 오래오래 간직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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