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나 봅니다 / 淸草배창호 내 안에 꽉 차버린 당신이 있어 뜬눈으로 지새운 밤 동공조차 하얗게 풀렸습니다 한숨은 실낱처럼 문드러진 지문이 되어 기억 저편을 더듬고 갯고랑 물줄기같이 속내를 토하듯 흘려보냅니다 먹구름에 가리어진 님의 모습 차마 볼 수 없어서 이제나 저제나 잿빛 시름에 잠긴 애달픈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 기별은 없었지만 까칠한 심통을 보듬고자 새벽녘, 추적한 자죽들이 감미로운 님의 입술을 닮았습니다 이내 넌더리 내숭을 어이 말로 다할까 싶었는데 온통 그리움이 빛바랜 기대가 아니었습니다 다행히도 봄비 되어 오시나 봅니다.
